단상

[스크랩] 목회자의 진정한 안식-쉼

이아기 2010. 8. 21. 23:21

업데이트 : 2010.07.21 17:25
안식은 참다운 자기를 발견하는 방법… 마르바 던, 책 ‘안식’서 4가지로 요약

지구촌교회 이동원(65) 목사가 지난 5∼6년 동안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은 마르바 던(사진)의 ‘안식’(IVP)이다. 25세에 전도사로 처음 목회를 시작한 이 목사는 40년 동안 숨 가쁘게 사역에 매진해왔다. 사역이 사역으로 이어지는 바쁜 삶 속에서 쉼을 누릴 여유는 없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회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던 차에 마르바 던의 안식을 읽었다. 책을 통해 진정한 쉼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캐나다 리젠트대학에서 영성신학을 가르치는 던의 이 책은 안식일의 의미와 중요성을 소개한 책이다. 던은 안식의 의미를 그침, 쉼, 받아들임, 향연 등 4가지로 요약한다. 그에 따르면 안식은 그침이다. 일뿐 아니라 모든 생산과 성취를 그치는 것이다. 그 그침 속에서 성공 지향의 삶 속에서 놓쳤던 진정한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던은 그침이야말로 인간이 인간임을 선언하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욕심과 근심의 그침을 통해서 인간은 참다운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안식은 또한 쉼이다. 말씀으로 인한 영적 쉼이 바로 안식이라고 던은 강조한다. 이 쉼을 통해서 육체적·정서적으로 지치고 상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다. 안식은 받아들임이다. 자기의 뜻과 야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요구와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안식이다. 자기를 버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다. 던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과 뜻을 받아들이는 자만이 진정한 안식을 취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안식은 또한 향연이다. 즐거움이며 축제다. 던은 ‘축제가 있는 안식’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초대교회는 음식을 중심으로 모이는 축제의 교회였다고 부언한다.

분주한 사역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읽는 것 외에 하나님의 또 다른 언어인 침묵을 되찾으라고 던은 모든 성도(목회자 포함)들에게 강조한다. 지금 사역에 지친 목회자들은 그침과 쉼, 받아들임과 향연으로서의 안식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뜻보다 그분의 길을 더 좋아할 만큼 그분을 사랑할 때에만 마음을 열고 그분의 은혜로운 자기 계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던의 말을 음미해 보시라.

이태형 기자 thlee@kmib.co.kr

업데이트 : 2010.07.21 17:25
목회자들의 안식 ‘쉼’… 일상에서 잠시 내려 걸어온 길 돌아보다

한국 목회자들에게 안식은 어쩌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손가락으로 꼽기도 어려울 만큼 1주일 내내 이어지는 설교에, 심방과 행정까지 겹치다 보면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한 목회자는 이런 목회자들의 현실을 ‘부잣집 머슴’에 빗대기도 했다. 두 목회자의 사례를 통해 목회자에게 안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짚어봤다.

인천 불로동 영광교회 박희찬(56·왼쪽 사진) 목사는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안식년을 가졌다. 17년간의 직장 생활, 13년간의 목회 등 30여 년간 쉼 없이 달려온 뒤 겪은 탈진현상을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사역하는 동안 여러 번 몸의 이상을 감지했지만 ‘내가 없으면 교회에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마음 놓고 안식년을 가질 수 없었다”며 “하지만 기관지와 폐기능이 약화돼 어쩔 수 없이 6개월을 쉬게 됐다”고 밝혔다. 우선 전라도의 전인치유센터에서 3개월을 보냈다. 육체적 탈진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수소문한 끝에 좋은 자연환경에 유기농 자연식을 제공하는 곳을 찾은 것이다. 나머지 3개월은 경기도의 모새골에서 안식을 가졌다. 매일 새벽 묵상을 하고 노동과 운동으로 규칙적인 일과를 보냈다.

6개월의 안식은 박 목사에게 목회의 분수령이 됐다. 그는 “그동안의 나의 목회적 특징은 한마디로 분주함이었다”며 “그래서 교인들도 나에게 차마 심방이나 상담을 부탁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식년을 통해서 나 자신과 목회사역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내 생각을 많이 내려놓고 묵상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고백했다.

안식년을 가질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목회자들에게 박 목사는 “교회 형편에 맞게 미리 안식을 준비한다면 담임목사가 교회를 떠나 있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광교회의 경우는 교단(예장 합신) 내 목회자와 교수들이 박 목사의 부재 기간에 각각 설교를 감당했다.

경기도 광주 새언약교회 최영호(54·사진) 목사는 수년 전 과로로 쓰러져 경기도의 한 병원으로 실려 갔다. 의사는 더 이상 목회가 어려울 거라고 했지만 기적처럼 회복했다. 병원장은 “병원이나 약을 의지하지 말고 진정한 건강 회복과 관리를 위해서는 산행을 하라”고 조언했다. 4년째 이어오고 있는 최 목사의 등산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산악회 회원들이나 교우들과 함께 매주 산을 오르는 것은 이제 사역만큼이나 중요한 일정이 됐다.

최 목사가 들려주는 ‘목회자가 등산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꼭 건강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등산을 통해 수용을 배운다. 누구나 받아들이는 산을 통해 진정한 수용을 배운다는 것이다. 또한 인내를 배운다. 자신과 싸우며 정상을 오르다 보면 어떤 문제든 참고 인내해야 한다는 삶과 목회의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최 목사는 “책 속에만 진리가 있지 않고 자연 속에 더 큰 진리가 널려 있는 것을 등산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며 “목회자가 사람만 상대하다 보면 마음 그릇이 소심해지고 약해지기 일쑤인데 등산을 통해 목회자의 마음 그릇을 넓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목회자에게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목회자의 건강과 여유, 행복은 곧 목회자 가정은 물론 교인들의 행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란 것. 최 목사는 “목회자들이 영과 육의 균형감각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를 먼저 누리고 즐거워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목회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업데이트 : 2010.07.23 19:48
쉼없이 달려온 목자와 양떼들 휴식의 벤치는 그대들 몫입니다… 확대 시급한 ‘안식년제’

학교 수업을 마친 자녀들은 학원을 쫓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엄마들은 집안 살림에 자녀 교육까지 감당하느라 집에서도 쉬지를 못한다. 아버지들은 직장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느라 밤낮도 주말도 없다. 쉼이 없기는 영혼의 평안을 가르치는 목회자도, 안식년을 얻은 선교사도 마찬가지다.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각종 사역, 자녀교육 문제가 이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공부하고 일하고 사역하는 우리를 보시며 하나님은 뭐라고 하실까. 죽도록 더 충성하라(계 2:10)고 하실까, 아니면 한적한 곳에서 좀 쉬라(막 6:31)고 하실까.

그리스도인의 안식은 여름철 피서지를 찾는 휴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이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 그 지으시던 일이 다하므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창 2:2). 안식과 관련해 자주 인용되는 근거 구절이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은준관 총장은 이에 대해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면서 6일 일하시고 7일째 쉬셨다는 뜻이 아니다”며 “일곱째 날은 창조의 마지막 단계로서 창조를 완성하신 날”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특정한 날을 정해서 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신앙 그 자체에서 안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게 은 총장의 주장이다.

고신대 이상규 교수에 따르면 안식년 제도가 도입된 것은 선교사들의 거듭된 희생으로 선교사들의 안전과 복지문제가 대두된 1850년대 이후부터다. 이 제도에 따라 1885년 내한한 언더우드 선교사도 6년 사역 후 1891년에 안식년을 가졌다. 이 같은 안식년 제도는 이제 대학과 병원, 일반 직장, 심지어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교회에서도 평신도 안식년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선기(이랜드 사목) 목사는 “일부 헌신된 그리스도인이긴 하지만 헌신된 성도들에게 주일은 더 이상 안식일이 아니라 또 다른 일을 하는 하루가 돼버렸다”며 “목회자에게도 월요일 안식이 있듯이 평신도에게도 똑같은 안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 내 봉사를 줄이거나 1년에 몇 주간의 휴가를 주는 것, 5∼6년 봉사 뒤 6개월∼1년간 모든 봉사에서 쉬게 하는 평신도 안식년이 필요하다는 것. 방 목사는 “결국 이것은 목회자의 결단에 달렸다”며 “한 영혼을 사랑하는 목회자라면 외면하지 말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 방화2동 제자삼는교회(나종열 목사)는 2008년부터 평신도 안식년제를 시행해 오고 있다. 안식년의 필요를 느낀 성도가 담임목사와 상의한 뒤 1년간 본인이 원하는 타 교회를 출석하는 것이다. 본인이 원할 경우엔 언제든지 제자삼는교회를 나올 수 있지만 헌금은 반드시 그 교회에 해야 한다. 나종열 목사는 “교회를 병원에 비유한다면 의사 한 명이 모든 환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성도가 목회자를 위해 있는 게 아니라 목회자가 성도를 위해 있는 만큼 성도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 안식년 제도는 아직 명문화돼 있지는 않지만 교회별로 자체 시행해 오고 있다. 보통 6년 사역 뒤 6개월∼1년 쉼을 갖는다. 하지만 사역자가 한 명밖에 없는 작은 교회 목회자이거나 여러 가지 형편으로 안식년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광신대 고광석(선교신학) 교수는 6년 뒤 1년 안식년보다는 1년에 1∼2개월씩 안식월을 갖는 게 현실적이라고 제안한다. 이렇게 할 경우 목회자와 교회의 부담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도시 교회 목회자가 안식월을 맞아 농촌 교회 설교를 대신 한다든지 도-농 교회 간 안식월 강단 교류를 갖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고 교수는 “이를 통해 단순한 강단 교류를 넘어 도-농 교회 간 실제적인 도움과 배움의 기회를 줘 한국 교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은준관 총장은 “신앙이 분주한 교회생활에 얽매여 있는 구조에서 안식은 그저 잠깐의 쉼만 가져다줄 뿐”이라며 “목회자나 평신도 모두 신앙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릴 수 있으려면 한국교회의 구조 개선, 신학적 성찰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출처 : 예.아 -YEAH- 그 환한 빛
글쓴이 : 예아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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