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님의 "다시 부르는 기전사가(祈戰死歌)"
북로군정서 기관총 중대장 최인걸(崔仁杰)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도종환의 "다시 부르는 기전사가" 쭈~욱
음미하다 보면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일본제국주의의 쪽바리들과 싸움에 한 몸을 먼지와 같이 던졌었던 북로 군정서 소속의 소년병 최인걸이라는 한
소년의 가슴이 미어지려는 아름다운 긍지를 만날 수 있다.
저 여리고 어린 소년병 최인걸이 백두산맥에서 총을 들고 식어가는 조국의
불을 지피려는 아름다운 사연을 담은 채 죽어갈 때, 우리 지식인들은 한낮 꿈과 같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는 그들을 친일파, 매국노라 부른다...

우리의 근대사는 너무도 힘이 없고 가엽음속에 정이 뭍어나고 보리고개의
가난한 역사다.
여기에 다시부르는 "기전사가(祈戰死歌)" 있었으니...
다시 부르는
"기전사가(祈戰死歌)"
도종환
그대들 지금도 날
기억하는가 장백산 사십 척 골짝에 누워 어랑촌, 백운평 원시림 속 떠돌며 압록강 얼음 위에 은빛 달 뜰 때마다
끓어오르는 울음 살 아린 바람더미로 되살아나고 되살아나는 내 핏발선 목청 그대들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가
시월
삭풍에 우우우 북간도의 겨울은 몰려오는데 야영화 달군 돌 위에 옥수수가루 콩가루
짓이겨 지짐하여 허기를 채우고 키
넘는 활엽으로 등 녹이고 가슴 덮으며 사흘 낮 사흘 밤을 꼬박 새워 싸우며 우리는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었지 총대에 내
몸을 칭칭 감아 동여매고 장고봉 넘어 치내려온 관동군, 만철수비대 수백여 구의 뼛속에 박힌 분노가 되어 영영 돌아오지 않고
지금도 썩어 있는
아, 나는 북로 군정서 소년병 최인걸
자랑스런 대한독립군의 기관총 사수였다 지금도 나는 꼭
한 번만 더 살아나고 싶구나 언제고 한 번만 더 살아 일어나서 하나 남은 기관총에 다시 허리를 묶고 끊임없이 이 땅에
밀려오는 저 적들의 가운데로 방아쇠를 당기며 달려가고 싶구나 밀림 속에 숨어 아직도 돌격 소리 그치지 않는 저 새로운
음모의 한복판을 향해 빗발치는 탄알소리로 쏟아지고 싶구나 늦가을달 높이 뜬 삼천리 반도를 오가며 그때 부르던 기전사가 다시
부르고 싶구나.
도종환시선, 울타리꽃, 미래사
祈戰死歌 : 청산리전투 당시 독립군이 부르던 군가. 祈戰死! 싸우다가 죽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러기 때문에 김좌진은 유리한 지형을 선점하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
생각하고 어랑촌 서남방 표고 874 고지를 점령하여 적과 맞 부닥쳤다. 전투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되어 저녁 늦게까지 계속되었는데 독립군 병사들은
모두 밥도 못 먹고 싸워야만 했다.
그러나 이 때 어랑촌 아낙네들이 포탄을 무릅쓰고 행주치마에 주먹밥을 쌓아 날라주었다. 이에
힘을 얻은 독립군 병사들은 사기 충천하여 더욱 용감하게 싸웠다.
이 싸움에서 북로군정서 기관총 중대장 최인걸(崔仁杰)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그는 한 기관총사수가 적탄에 맞아 전사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자기 몸에 그 기관총을 묶고 몰려 올라오는 일본군을 탄환이 떨어질
때까지 난사하다가 장렬하게 전사하였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