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초대형 찜질방 비교 탐방기

이아기 2006. 3. 7. 13:50
초대형 찜질방 비교 탐방기

불가마는 이 집이, 사우나는 저 집이 최고더라!
editor 전필호 photographer 곽은정

뜨끈뜨끈한 온돌과 후끈거리는 불가마가 있고 시원한 식혜 한 잔과 달콤한 낮잠 한숨이 있다. 찜질방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에디터가 초대형 찜질방 세 곳을 직접 다녀왔다.


A 경원스파랜드
☎02-2068-3100 ●영등포시장 옆 경원극장 자리 높은 천장, 녹주 백반석, 깨끗한 인테리어

B 스포츠클럽 서울레저
☎02-404-7000 ●5호선 방이역 오금초등학교 앞 국내 최대 규모(1만 평),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 셔틀버스 운행

C 백석레저타운
☎031-932-9091 ●일산 백석역 2번 출구 앞 수도권 최대 규모(4500평), 깔끔한 인테리어, 스카이라운지, 피트니스 센터

어릴 적부터 목욕하기를 즐겼던 터였다. 뜨거운 탕 안에 들어가 살이 벌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버티다 아버지에게 귓불을 잡혀 끌려나오기 일쑤였고, ‘애들은 가라’며 쫓아내던 사우나에도 기어코 들어가 모래시계 속 모래가 다 떨어져야만 숨을 헐떡거리며 나오곤 했다. 그 습관이 어딜 가겠는가. 기획 회의 시간에 ‘찜질방’이라는 말이 나오자, 에디터는 곧바로 외쳤다.

“그 찜질방 기사 내가 ‘먹겠소!’”

찜질방이 세상에 처음 공개되던 날, 사람들은 목욕탕 바가지를 집어던지고 찜질방으로 달려갔다. 장사가 된다 하자 너도나도 찜질방을 짓기 시작했다. 마치 누가 더 크고 화려하게 짓는지 내기라도 하듯 더 넓은 땅 위에 더 많은 자본을 들여 더 큰 찜질방을 세웠다. 급기야  초대형 찜질방의 시대가 도래했으니!  
초대형 찜질방에 대한 소문은 찜질방에 놀러 오는 아주머니의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경우가 많다. “글쎄 한꺼번에 6,000명이 들어간다니까. 말도 마. 만 평이래, 만 평!” “사우나 창이 통유리라지 뭐야. 안에서 홀딱 벗고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이 묘하데. 아이고, 망측해라.” “세라믹 찜질방 알지? 요즘 세라믹이 끝내줘. 콩알만 한 게 온몸을 사르르 녹여준다니까.” 아주머니들, 어찌나 열변을 토하는지 흐르는 땀과 입에서 튀는 침이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이런 아주머니 부대 옆에 앉아 20분만 있으면 찜질방에 대한 웬만한 정보는 다 알 수 있다.  

1만 평 찜질방의 비밀
찜질방에서 들은 소문을 토대로 초대형 찜질방을 경험하기로 했다. 우선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1만 평’의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이 찜질방의 이름은 스포츠클럽 서울레저. 7층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찜질방이다.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들이 줄을 선다.

입장료 5,000원을 내자 찜질복과 열쇠를 건네준다. 커다란 플래카드에 쓰인 ‘6,000명 동시 입장 가능’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아니 그럼 열쇠 번호가 6,000번까지 있다는 얘기야?’ 열쇠를 들고 안으로 들어가자 “이 열쇠는 디지털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찜질방 내의 모든 결제가 가능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전자식 열쇠는 현금을 사용하는 것보다 세 배 정도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만들지.” 찜질방 업계에 종사하는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찜질방 전체 규모에 비해 목욕탕 규모는 작은 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우나보다 불가마와 스포츠센터 같은 부대시설을 더욱 확장하는 것이 요즘 추세란다. 2층과 3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불가마에는 없는 게 없다.

넓은 메인 광장과 10여 개의 찜질방이 있고 식당, 어린이방, 피부미용실, 마사지방, 네일아트룸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었다. 광장 앞쪽에는 무대도 있다. 옆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슬쩍 물으니 정기적으로 유명 가수를 초청해 콘서트를 열고 노래자랑도 한단다.

4층에 있는 수영장은 찜질방 이용객에 한해 1,000원만 별도로 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7층에는 레스토랑도 있고 호프집과 노래방도 있다. 모두 찜질복을 입고 입장 가능한 곳이다.  

극장을 개조한 찜질방은 어떨까?
영등포에 극장을 개조해 만든 찜질방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옮겼다. 영등포 일대에서 시설 좋기로 소문난 경원스파랜드. 오픈한 지 두 달도 채 안 된 곳이라 새 집 냄새가 난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은 천장. 극장을 개조할 때 높은 천장을 그대로 살려 시원한 느낌을 준다. 찜질방 특유의 답답함도 거의 느낄 수 없다. 녹주 맥반석 찜질방이 인기라는 말에 슬그머니 불가마 안으로 들어가 본다. 녹주 맥반석은 일반 맥반석보다 더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밝혀져 요즘 찜질방에서 주목받는 암석이라는데, 정말 효험이 있는지 동네 아주머니들로 꽉꽉 들어찼다.  

새벽 1시에 도착한 일산의 백석레저타운. 찜질방을 전문으로 다루는 모 사이트에서 수도권 찜질방 1위로 뽑힌 곳이다.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보인다. 이곳의 소문도 무성했던 터, 확인 작업을 꼼꼼히 한다. 4,500평이라는 소문은 사실인 듯하다. 규모도 크지만 안정된 느낌까지 준다.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소문난 전통 재래식 쌍가마의 인기도 대단하다. 열기가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몸을 덥혀 편안한 상태로 많은 양의 땀을 배출케 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수영장을 갖춘 넓은 사우나에는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통유리창이 설치되어 있다. 통유리창 밖으로 일산의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옆에서 냉탕욕을 즐기는 한 노인은 “낮에는 호수공원과 한강, 북한산이 한눈에 보여”라며 자랑이다. 그는 특별 회원이라 피트니스 센터 등 모든 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단다. 이곳 피트니스 센터는 6m나 되는 천장의 높이가 장관이라는데 이날은 너무 늦어 문이 닫혀 있었다.
시간도 늦고 찜질방도 따끈하니 스르르 눈이 감긴다. 하루 종일 찜질방을 돌아다녔더니 몸도 퉁퉁 불고 온몸이 나른하다. 한쪽에서는 아주머니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있다. 주섬주섬 이불을 챙겨 ‘자고 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쾌해진다’는 토굴방으로 들어간다. 잠이나 자야지.

초대형 찜질방  어떻게 즐길까?

① 피트니스 클럽을 적극 활용하라. 대부분의 초대형 찜질방은 피트니스 클럽과 수영장을 함께 운영한다. 피트니스 강습을 받으면 찜질방 입장은 무료다.
② 입장권 구입은 한꺼번에 여러 장씩! 찜질방 입장권은 여러 장을 살수록 할인율이 높다. 평균 10매에 10%, 100매에 40%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
③ 열쇠 결제를 체크하자.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키를 사용하다 보면 불필요한 소비를 많이 하게 마련.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자.
④ 이벤트를 적극 공략하라. 연말과 설을 맞이해 찜질방에서는 이벤트 준비가 한창이다. 추첨을 하는 이벤트는 운이 필요하지만 ‘노래자랑’ 같은 출전 이벤트는 용기만 있다면 상품 획득 절반은 성공한 셈!

출처 : 초대형 찜질방 비교 탐방기
글쓴이 : 미소천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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